시음 노트
한 모금 마시고,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. 올해 마신 술 중 이보다 나은 게 있었던가. 평생 마신 술 중엔 또 어떤가. 살면서 마신 술 중 세 손가락 안에 든다. (그 안에서 우열을 가리는 건 너무 잔인한 일) 나는 초콜릿 뉘앙스가 도는 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. 흑맥주도 잘 안 마신다. 그런데, 기네스는 좋아한다. 기네스의 풍미도 좋지만, 무엇보다 그 부드러운 질감이 마음에 든다. 푸어링 장인, 탭스터에서 만난 기네스는 완전히 달랐다. 고급 초콜릿 같은 진한 단맛을 시작으로, 토피를 비롯한 복합적인 풍미가 끊임없이 올라온다. 입안이 온통 기분 좋아진다. 아름다운 풍미다. 집 앞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는데도 모르고 살아온 지난 몇 해가 괜히 아쉽다. < Tapster , 연희동 > 아일랜드 기네스 브루어리에서 인증받은 공식 탭스터(푸어링 전문가)가 상주하는 맥주 전문 펍. 서울 내에서도 드문 기네스 인증 매장으로, 정석적인 푸어링을 거친 완벽한 기네스 드래프트를 맛볼 수 있다. 여기서는 체코 플젠에서 직수입한 필스너 우르켈도 제공한다. 특히 체코 전통 푸어링 방식인 흐라딘카(Hladinka)와 슈니트(Šnyt), 밀코(Mlíko) 스타일로도 주문 가능해, 국내에선 보기 드문 생맥주 경험이 가능하다. 사실 기네스 보단 필스너 우르켈이 유명하다. 총 10여 종 이상의 탭 맥주를 갖추고 있으며, 맥주 컨디션과 서빙 품질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곳. 맥주 마니아뿐 아니라 처음 찾는 사람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연희동의 숨은 명소.

